오랫만에 토요일에 완전한 자유시간이 발생하여 북한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집사람이 공부를 해야 해서 휴일에 집에 있는 것이 오히려 방해를 하는 형국이라 일찌감치 전철을 타고 불광역에서 등산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북한산을 온전히 일주해 보기로 합니다. 도상으로 보면 불광동 족두리봉에서 우이동의 영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제대로 북한산을 일주하는 길입니다.
불광역에서 대호아파트 들머리로 갑니다. 대호아파트 뒤의 들머리 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족두리봉으로 오르는 이 길은 저에게는 절대 쉬운 길이 아닙니다. 몇 번 올라 봤지만 오를 때마다 어렵다고 느끼는 암릉입니다.
그래서 천천히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천천히라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기를 쓰고 오른다는 표현과 일맥상통입니다.
왜냐 하면 여기서 페이스를 오버하게 되면 오늘의 등산은 실패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습니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하늘이 그야말로 쾌청입니다.
북한산에서 제가 어렵다고 느끼는 길이 몇개 있는데 이 족두리봉을 오르는 길과 청수동암문 오르는 길, 그리고 위문을 오르는 길입니다. 거의 모든 오르는 길이 어려운거네요....ㅋㅋ
잘 보면 인천까지 보이는 듯 합니다.
저기 급경사를 오르느라 벌써 땀범벅입니다. 거의 릿지를 해야 오를 수 있는 길이지만 사실은 어린애도 오를 수 있는 길이긴 합니다. 그냥 천천히 오르기만 하면........
족두리봉은 해발 370미터 정도 이지만 해발에 비해서는 아주 어려운 코스입니다 그러나 드디어 올랐습니다.ㅎㅎ 폼한번 잡고.....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보입니다. 향로봉과 비봉 그리고 문수봉
향로봉을 오르는 길도 그리 쉬운건 아닙니다. 제법 경사가 있고 길도 험합니다.
능선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고난도 릿지길이고 종종 사망사고가 나는 길이라 과감히 포기하고 우회길로 올랐습니다.
예전에 릿지 한다고 껍적거릴적에 바로 직선으로 올라봤는데 이젠 체력도 용기도 없습니다.......
바로 앞으로는 비봉이 보입니다.
저 바위 위에 앉은 두사람은 바로 올랐네요...... 저 비봉도 바로 오르는 건 릿지 상급자들만이 할 수 있는 고난도 입니다.
홀드가 보이지 않게 감추어져 있고 용기가 필요한 무서운 곳....... 저기도 예전에는 겁없이 오른 적도 있긴합니다만
그냥 안전한 루트로 우회해서 올랐습니다.
그러나 우회를 해도 겁이 조금 있는 분들은 쉽게 오르지는 못합니다. 기술 보다는 용기가 필요한 비봉입니다.
바람이 무지 불어 날아갈 것 같습니다만 재수 좋게 사진 찍는 분이 계셔서 제 인증샷을 부탁 했습니다.
외롭게 비봉을 지키는 진흥왕 순수비는 사실 가짜이고요.... 진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셔져 있습니다.
비봉에서 내려와 간식 먹을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는 김신조 바위라고 옛날 청와대로 침입할 때 은신했던 바위 바로 입구에 있는 제가 제일 사랑하는 밥먹는 자리입니다......
늘 여기서 간식이나 밥을 먹고 가는 나의 전용자리....ㅎㅎ
사모바위를 지나고
승가봉을 지나 옵니다.
이런 굴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면 이제 내리막길.......
다 내려가면 이제 다시 경사를 올라 청수 동암문으로 가는 고난의 길입니다. 늘 여기서도 힘들어 헤메는 길.....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여기서는 힘들지 않게 너덜지대를 오릅니다.
다 오르면 이렇게 청수 동암문이 반겨줍니다. 이제 북한산성 안으로 입장...ㅎㅎ
문수봉입니다. 하늘색깔이 아주 좋지요......
실제 정상은 통제해서 못올라 갑니다. 홀드도 잘 되 있어서 위험하진 않은데 ....... 여기도 과거에는 많이 올랐던 곳입니다.
이제부터는 용암문까지 내리막길 아니면 비교적 평탄한 길입니다.
대남문을 지나
대성문...... 보수 공사중이네요....
이 곳 바로 옆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습니다.
이렇게 성으로 이어지는 북한산성..... 쌓기만 했지 한번도 그 기능을 실전에서 사용해 본적은 없었지요....
손꾸락이 사진을 가려 잘라냈더니 이렇게 되네요.....ㅎㅎ
저 앞으로 보이는 삼각산의 위용..... 노적봉 만경봉 그리고 백운대
이것이 보국문입니다. 실제로 북한산성의 정문이지요.
지금은 누각은 없어지고 문만 남았네요.
문중에서 가장 넓은 앞마당을 가진 대동문...... 피크때는 이 넓은 부지가 산객들 식사하느라 가득찹니다.
오랫만에 동장대도 올라 보고
용암문을 지납니다. 이제부터 다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노적봉에서 위문으로 가는 길에 내려다 본 고양시 방향.....원효봉과 염초봉도 보입니다.
백운대의 위용...... 맨 꼭대기에 태극기가 보일랑 말랑하고 오르는 산객들도 개미처럼 보입니다.
체력이 바닥이 나서 거의 기어오르듯해서 위문을 통과하고 백운대를 올랐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백운대 아래 바위에서 누워서 체력을 잠시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일본인들이 무지 많이 백운대를 올라 많이 혼잡합니다.
인증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야 하는데 일본인들이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라 그냥 셀카로 찍어 봅니다.....
태극기 빼놓고는 여기가 백운대인지 어딘지 ........ㅎㅎ
백운대 바로 아래 바위도 혼잡합니다......
서울이 다 보이는 날이 별로 없는데 오늘은 공기가 깨끗하여 아주 잘 보입니다.
백운산장을 거쳐서
내려오다 보니 엊그제 내린 비로 계곡마다 물이 풍부해서 멋집니다.
이걸 사진에 담으려는 외국인들도 보이고
인수봉 바로 아래서 올려다 본 모습......
젊을 때 올라 보고 싶었는데 늘 가보고 싶은 인수봉..... 지금은 클라이머 교육 받기에는 너무 늦었겠죠? ㅠㅠ
몸이 힘이 드니 고민이 많이 되네요.
바로 그냥 우이동으로 하산을 할 까? 하다가 이번이 아니면 언제 다시 북한산을 제대로 일주를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영봉으로 방향을 틉니다.
영봉 정상 직전에서 바로보는 도봉산..... 오봉과 정상이 잘 보입니다.
여기도 거의 기다시피 해서 올랐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영봉에서 폼 한번 잡고,
등산시간이 길어지니 식수가 떨어져서 목이 무척 말랐는데 이렇게 고마울 데가......ㅎㅎ
물맛이 아주 시원하고 달았습니다. 갈증 완전 해소......
드디어 도착하였습니다. 오늘의 등산코스 날머리.... 육모정 지킴터.......
그러나 여기에서 한참을 더 내려가야 버스나 전철을 탈 수 있으니 또 하염없이 걷습니다.
드디어 8시간 30분 만에 우이동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감격스럽습니다.
배가 고파서 도시철도 우이선 2번 출구 바로옆에 있는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에 라면도 넣고 해서 막걸리를 한잔 합니다.
가격도 싸고 의외로 맛도 엄청 좋은 곳이네요......... 거기에 주인이 친절하고요
다음에 이 식당을 탐구해서 블로그에 한번 올려야 겠습니다.
피곤한데다가 막걸리 까지 한잔 했으니 이제 졸릴 시간이지요.
전철타고 한참 졸다가 갈아타는 곳에서 결국 지나쳐 버려 거의 두시간이나 꽉채워서 일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씻고 나서 또 곤하게 잠을 잔다음 이렇게 후기를 써봅니다.
무릎도 많이 아프고 몸이 힘듭니다만 가끔은 이렇게 힘든 산행을 해줘야 체력이 유지될 것 같습니다.
다닐 수 있을 때 다녀야 하니까요.
실제 산행시간 7시간 46분
휴식포함 총 8시간 29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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