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걷기

숨은벽을 찾아서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21. 9. 11. 20:56

2021. 9.11

회사가 신사업을 개시하여 2일동안 지원을 나가서 그 무거운 양파대망과 무우박스

까대기하고 차에 실어주고 밥도 거의 못먹고 물마실 시간도 없이 태양아래서 고생을.....ㅋ

대학졸업후 회사를 이리 저리 옮기기도 했지만 하여간 처음 해보는 육체적 노동을 

정말 악 소리나게 하루 12시간씩 하고 또 힘드니 부어라 마셔라 했는데.....

몸이 더이상 버티질 못하고 아침이 되었는데도 잠도 안깨고 온 몸이 안아픈데가 없어

오늘은 도리상 또 지원을 나가야 하는데 이러다 죽을 거 같기도 해서 더 자려고 하는데

잠이 안와서 몸도 풀겸 숨은벽을 찾아 나섰다. 

사장님 혼자 그 힘든 일을 해야 하는게 맘에 걸려도 그래도 아픈 몸을 치료 하려면 

등산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ㅠㅠ

 

밤골지킴터 근처에 차를 대려고 갔는데 벌써 꽉 차서 빈자리가 없어 다시 돌려서 큰길가에 있는 주차장에 대어놓고 

굿집인 국사당을 지나 밤골지킴터를 통과해서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간다.

 

 

언덕을 조금 오르면 백운대 4.1킬로가 시작된다.  

거리는 짧지만 나에게는 늘 두려운 코스

 

 

경사가 조금씩 급해지고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니 저 건너에 노고산이 보인다. 

노고산 꼭대기에서는 북한산의 전체와 도봉산이 아주 잘보이기도 한다. 

 

 

도봉산쪽은 구름에 가려서 신선대가 보일락 말락했다. 

 

북한산 원효봉과 염초봉능선도 보이고.....

 

 

구멍바위위로 올라 잠시 쉰다. 

구멍바위 위의 슬랩은 옛날에 딱 한번 우연히 도움을 받아 로프를 잡고 오른 적이 있다 .

릿지가 어려운 곳은 아니지만 처음에 바위위로 올라 챌 때 일반인은 거의 불가능.....

요즘은 오르는 분들이 잘 안보인다. 

 

이번 등산에서는 들개는 거의 못봤는데 고양이들이 엄청 많다.  여기도 뭐라도 먹을라치면 고양이들이 

애초로운 눈으로 쳐다 본다.   좀 줘.... 하면서....ㅎ

 

 

바로 아래로는 급격한 낭떨어지.....   쳐다 보는것도 무섭다....ㅎㅎ

 

 

벌써 백운대가 보인다.....  태극기는 보일락 말락.....

가깝지만 그러나 숨은벽 능선은 이제 시작....

이 바위를 올라서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이 숨은벽 능선은 뷰가 정말 멋지다. 

북한산으로 수없이 많이 올랐지만 숨은벽 능선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다. 

 

 

가장 멋진 바위라고나 할까.

여기서 보면 저 바위를 오르는게 정말 무서울 것 같다.....ㅎ

그러나 약간의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루트.....

겁 먹으면 미끌어 질 수 있으므로 담대한 용기는 필요하다. 

용기없으면 우회.....ㅎㅎ

 

 

숨은벽 대슬랩......

여기는 한번도 오른적이 없다. 

릿지를 잘 하는 분들은 로프없이도 오르기도 하는데 난 용기가 없어서 시도도 못해본 코스.....

엄두가 안난다. 

 

 

오늘은 젊은이 3명이 로프를 설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옛날에 민폐를 끼치더라고 다른 사람을 졸라서 오를걸 하고 후회하고 있기는 하다.

지금은 절대 불가능.... 릿지는 완전 포기.....ㅋㅋ

 

 

숨은벽을 버리고 밤골의 너덜지대로 오른다. 

 

 

가을장마에 비가 좀 와서 대동샘도 물이 넘친다. 

아주 가물때는 여기도 물이 안나기도 하는데.....

한모금 마시고.......

 

 

대동샘위로 계속되는 너덜길과 돌계단은 천국으로 가는길인지 지옥으로 가는 길인지....

진짜 숨이 턱턱 막힌다.  너무나 힘든길.....   올때마다 여기가 힘들다.

 

 

아 이제 다왔다. 

계단  리모델링을 막 마친듯.....ㅎㅎ

 

 

북한산에 오를 초창기 때에는 여기에 계단이 없어서 이 바위길을 내려올때 바들바들 떨면서 내려왔었다. 

그 때는 릿지를 해보지도 않고 완전 등린이 시절이어서 더 힘들었다. 

 

 

호랑이 굴은 지금도 잘 있는지.......

딱한번 여길 포복으로 통과해서 백운대 오르다가 살얼음에 미끄러져 죽을 뻔 하고 

그 날 부터 릿지는 안하는 걸루다 ....ㅎㅎ

그래도 호랑이 굴을 통과 해서 백운대를 오른 것은 지금 생각해도 기특하긴 하다. 

 

 

이 지점이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시의 경계......

늘 이 부분엔 시원한 바람이 분다. 

 

 

북한산성이 보이고  백운대로 올라본다. 

왼쪽 무릎이 시큰한게 큰일이다. 

어깨가 아파서 배낭도 6리터짜리 마라톤 배낭에 등산스틱도 안가져 왔다. 무거워서.....ㅠㅠ

 

 

북한산성과 자연 암석 사이에 구절초가 막 꽃을 피우려고 한다.  이제 진짜 가을인가보다.

 

 

백운대 오르면서 보이는 인수봉......

개미처럼 매달린 암벽등반하는 산악인이 부럽다.

 

 

올라보니 인증샷을 찍는 줄이 아주 길다. 

대부분 10대와 20대.....

요즘은 백운대에서 인증샷 찍어서 개인 SNS에 올리는게 대유행.....

레깅스가 대유행.....ㅎㅎ

 

 

만경대와 노적봉이 보이는 바위위에서 오찬을 즐기는 산객들.....ㅎㅎ

 

 

옛날에 야간 산행도 막지 않았을때 한밤중에 여길 올라보면 여기서 잠자는 분들도 있었는데....

여기도 대표적인 야옹이 영업장소....ㅎㅎ

 

 

이제 드디어 인증샷 찍을 순서.....ㅎㅎ

 

 

가분수 처럼 상체만 강조된 사진... 원래 짧은 하체 들킴....ㅋㅋ

백운대는 70번 정도?   이젠 세는것도 포기.

앞으로 인생에서 와봐야 몇번이나 더 오겠나?

열번이나 될까?

그래서 오늘이 소중하다.

 

내가 올라온 숨은벽능선이 내려다 보인다. 

 

 

서울 시내는 안개에 가려 보일락 말락.....

저기 어디쯤 우리 사장님 오늘도 무거운 농산물 들고 씨름할 텐데  너무나 죄송스런 마음.....

내일부터는 안나간다고 하셨으니 하루만 더 고생하세요.....ㅠㅠ

 

 

위문을 통과하여 하산 시작

 

 

체중이 많이 나가는 관계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주로 북한산 대피소 쪽으로 돌아서 내려가는데 

오늘은 그냥 직진으로 내려 가 볼란다....   정말 오랫만에 타는 직코스....

무릎이 많이 아프지만 그래도 갈 길이 있으니.....

 

 

예전엔 여기에 약수암이 있었던 자리.....  여기 까지 올라올 수 있는 신자들이 있었을까?  

 

 

조금 더 내려가면 이 경사..... 여기는 처음에 백운대 오를때 아주 고생했던 코스이고 그 후로도 나에겐 이상스레 힘든곳....

마라톤 연습으로 위문까지 뛰어서 오르기를 시도 했을 때에도 이 경사에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걷기 시작했던 곳....ㅠㅠ

 

 

조금더 내려가서 대동사로 올라가 .....

 

 

샛길로 상원사쪽으로.....

 

 

절은 들여다 보지도 않고  북문으로 오르는데 이 수십미터의 짧은 계단이 진짜 지옥으로 가는 길 처럼 다리가 무겁다. 

 

 

북문도 상당히 규모가 있었던 문인 듯..... 일반 암문보다 훨씬 크고 이중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

북문을 통과해서 효자비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바로 옆에 있는 원효봉에는 오를 엄두가 안난다.... 너무나 힘들다. 

이 효자비로 내려서는 코스는 2000년대 초중반에 우리 성가대 사람들이 오전에 성가대 마치고 오후에 등산을 다니던 길...

실로 15년만에 걸어보는 길이다.

 

 

효자비로 내려서는 길은 약간 지루하지만 중간에 약간의 릿지가 필요한 암릉이 있다. 

겁만 없으면 쉬운곳.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내려 왔다. 

여기가 좋겠네.....

 

엄청 넓고 평평한 바위가 있어 여기서 탁족도 하고 잠시 낮잠을 자려고 했는데.......

등산화를 벗자마자 왼쪽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등산하다가 쥐나는건 또 생전 처음......

탁족도 포기하고 등산화를 다시 신으니 쥐가 딱 멈춘다.

쉬지 말고 걸으라는 신의 계시인가? ㅠ

 

 

조금더 내려오니 북한산 둘레길......  

 

 

역시 북한산 둘레길은 정비가 잘되어 있다. 아주 편안한 길....

 

 

고양시 경계까지는 고양누리길도 겸해서....ㅎㅎ

 

 

지금 이 식당이 위치한 곳은 옛날엔 허름한 김치찌개 식당이었는데 가격도 엄청나게 쌌고 고기도 많이 주어서 

늘 성가대 식구들이 등산 마치고 막걸리 한잔 하던곳인데  옛 정취는 다 어디가고.......ㅠㅠ

 

 

계속 둘레길 코스를 걸어서 아까 출발한 밤골지킴터 국사당에 닿았다..... 너무나 힘들었던 등산이 끝났다......

 

 

역시 등산 마치고는 한잔해야 하는데.......

혼자라 망설이다 가건물 식당에 들어가서 진짜 맛만봤다.  입맛만 다시고....

차를 가지고 집에 가야 해서리..... 주인이 왜 시켜 놓고 안마시고 가느냐고 물었다......ㅋㅋ

그래도 집에가서 샤워하고 나니 그동안 아팠던 근육들이 풀어진 느낌.....

아님 더 놀래서 통증이 숨었나? 숨은벽처럼....ㅎㅎ

죄책감과 더불어 행복했던 산행이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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