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날씨가 너무 더워서 오늘(14.07.12 토)은 아주 짧은 석모도 상주해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거리 10킬로에 3시간 30분이면 우리에게는 아주 짧은 길이 니까요.....
그러나...... 쉬울 것 같은 인생에 고난이 때때로 찾아오는 것 처럼 오늘도.......ㅠㅠ
강화도 외포리에 차를 주차 시켜 놓고 왕복 배표를 사서(1인당 2000원) 배에 올라 갈매기 사진 몇장 찍다 보니
금방 석모도 석포리에 닿습니다. 5분에서 10분 정도
제일 먼저 여객 터미널 안에서 도보여권에 출발도장과 완주 도장을 찍습니다.....ㅎㅎ 어차피 이리로 다시 올 것이므로....
버스 타는 곳에 있는 표식입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상주해안길은 원래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동촌이라는 곳에서 하차하여야 합니다만
버스를 조금 기다려야 하고 그 기다리는 시간에 동촌까지 걸어가면 얼추 시간이 비슷할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고...... 거리는 3킬로에서 약 4킬로 정도..... 어차피 우리는 걸으러 왔으니까요.
해안 포장도로를 가다 보니 이렇게 강화도에서 넘어오는 다리를 건설하고 있네요......
이 다리가 개통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것입니다.
석모도 주민들의 관광수입은 증대 되겠지만 조용한 섬이 시끌벅적 해 질 것 같습니다.
6월에 연륙교가 개통된 교동도 처럼요..... 교동도는 개통 몸살을 앓는다고 하는데요......ㅠㅠ
여기서 조금 가다가 로드킬 당한 노루인지 고라니인지가 길섶에 쓰러져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112에 신고했더니
금방 출동하던데요......
이곳은 항아리와 바다가 조화를 이룬 펜션......
이제 드디어 출발점인 동촌입니다.
무인 도장함은 다 비워져 있습니다. 석포리에 있으므로......ㅎㅎㅎ
조금 가니 석모 나루터가 있네요. 지금은 배는 거의 없고 회센타만......
석모나루에서 바로 보이는 선돌모루 섬입니다.
건물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사람이 사는 모양입니다.
쉼터 근처에 피어있는 구중궁궐 여인네들의 한이 서린 능소화......
여기가 시점인 듯이 쓴 후기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 사진을 봐도 여기가 시점처럼 보입니다만 여긴 시점이 아니라 휴식장소일 뿐입니다.
상당히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정자 쉼터입니다.
달맞이 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다소 지루한 해안 뚝방길입니다.
뚝방길에서 상주산 쪽으로 꺽어지는 길에는 풀이 너무 우거져서
또 뱀 나올까봐 걱정되는 길입니다.........ㅠㅠ
오늘은 신발을 아쿠아 트레킹화를 신어서 더더욱 뱀이 두려웠다는.......ㅋㅋㅋ
저 펜션 뒤로 보이는 산이 상주산입니다.
오늘은 완전 흐린데다가 박무까지 끼어서 시정이 좋지 않습니다.
상주산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 같습니다.
산딸기 몸으로 익었다.... 라는 옛날 에로 영화가 생각나네요....ㅋㅋㅋ
여기가 지도에서 보이는 9자의 교차점 지점입니다. 여기서 부터 상주산을 한바퀴 도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석포나루에서 부터 딱 두시간걸렸습니다.
공식적인 출발지점으로 부터는 1시간 15분정도..... 오늘도 무척이나 빠릅니다.
9자의 머리 동그라미 부분만 남았고 1시간 안에 3.8킬로를 걸으면 잘 하면 이곳에서 출발하는 석포가는 12시 45분 버스를
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빠르게 걷기 시작합니다.
석모도 특히 이쪽 상주산 쪽은 차가 거의 없어 이런 길을 갈 때도 매우 안전합니다......ㅎㅎㅎ
빨리 가야 하기 때문에 간식으로 가져온 옥수수도 걸어가면서 두개씩 해치우고......ㅋㅋㅋ
오늘은 점심은 싸오지 않았습니다.
빨리 끝내고 석포항이나 외포리에서 사먹을 요량이니까요......
무궁화 송이가 무척 예쁩니다.
원추리도 꽃도 예쁘고요
이 부분이 9자 모양의 제일 정수리 지점쯤 됩니다.
상당히 운치 있는 풍경입니다.
짓다가 만 건지 아니면 공사중인지는 모르는 지중해풍의 숙박시설인데
교통이 워낙 불편해서 조금 걱정됩니다.
이제 해안길을 버리고 다시 숲속으로......
황톳길을 넘어가는 꽃분네...... 같은 분위기.....
여태까지도 숨이 헉헉대듯이 빨리 걸었습니다.
이제부터 시멘트 포장 도로입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더 빨리 걸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고개가 깔딱고개 같습니다.
서두르면서 걷다 보니 힘이 다 빠지고 숨은 차고.....
집사람도 완전 지친것 같았으나......
고갯마루를 넘자 마자 다시 힘을 내어 이제 아예 마라톤식으로 산을 빨리 내려갑니다.
버스를 탈 희망이 많이 보이니까요.
이제 마지막지점에 골인했습니다.......
14킬로를 3시간 5분만에
공식 10킬로는 2시간 20분만에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또 빨리 걸었네요.
딱 12시 44분......... 그러나......
야속한 버스는 이미 1분전에 우리를 버리고 떠나 버렸네요......ㅠㅠ
여기는 버스가 두시간 마다 있기 때문에 다음 버스는 2시 45분에.... 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 우리는 힘이 완전히 빠진 채로 터덜 터덜 석포쪽을 향해 그냥 걸었습니다.
거기까지 걸어갈 자신은 없지만 걷다가 트럭이라도 얻어 탈 희망을 가지고......
조금 걸어 아랫마을을 가니 어떤 할머니가 우리를 반기면서
엄지손가락에 가시가 박혔는데 젊은이들이 좋은 눈으로 그 가시를 빼달라고 하십니다.
사실 우리 부부도 노안이 와서 돋보기 쓰지 않으면 안보이는데.......
어찌 어찌 하다가 가시를 빼는데 성공......ㅎㅎㅎ
거기서 조금더 내려오니 상2리 마을회관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여기서 쉬었습니다.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었지만 차가 와도 쑥스러워서 세우지도 못하고......
택시 전화번호는 있는데 빈택시가 없어서 안된다는 안내만 나오고.......
집사람과 저는 교대로 여기서 잠깐씩 눈을 붙였는데 저는 코까지 곯며 10분동안 꿈나라로 갔습니다.
결국 두시간을 다 기다린 다음에 버스를 타고 보문사를 거쳐 석포로 왔는데 버스 기사님께
항의겸 애교 비슷하게 왜 아까 정해진 시간 보다 일찍 떠나셨나고 하니까
원래 40분에서 45분사이에 출발하는 버스이기 때문에 조금 일찍 떠난다고.....
이런건 인터넷에 안나와 있던데......ㅠㅠ
다시 배를 타고 외포리로 와서 밴댕이 무침에 바지락 칼국수 간단히 점심으로 먹고 알산으로 왔습니다.
쉬울 것만 같았던 인생길이 막상 살다보면 가시밭 투성이 인것 처럼
강화나들길도 거리나 난이도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날입니다.
비록 우리 잘못이 아닐 지라도 우리앞에 닥쳐온 고난은 우리가 책임지고 헤쳐 나가야 하겠지요.
오늘 고생한 울 집사람을 위해서 제가 부른 노래입니다.
좀 추울 준비 하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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