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막차를 놓치다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09. 8. 27. 11:40

어제 과거에 성가대를 함께 하던 분께서 모친상을 당하여

 

장례식장엘 갔습니다.

 

그분은 현재 나이도 많고 친구도 없고 해서 빈소가 거의 텅비어서

 

제가 좀 오랜시간동안 말벗이나 되어 드렸죠.

 

장례식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시간을 보니 11시 30분이 넘어갑니다.

 

이렇다가 집으로 가는 지하철 막차를 놓칠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른 교통수단보다는 빠르니 일단 지하철을 타긴 했는데

 

종로3가에서 일산 대화행 열차를 갈아타려고 보니

 

이미 몇 분전에 막차가 떠났습니다.

 

주머니에 넉넉한 택시비는 없는데 그 기분이 묘합니다.

 

약간은 흥분되고 허탈하고 그러나 기분이 다운되지는 않던데요.......

 

막차를 놓칠까봐 안달하는 그 마음은 설레임과도 약간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종로3가에서 택시를 타고 연세대 앞으로 가서 직행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1시가 훨씬 넘어 도착하여 샤워하고 잠자리에 드니 막차때문에 생긴 설레임(?)으로 인하여

 

새벽이 올때까지 잠이 안오더군요.  덕분에 꼬박 밤을 새웠습니다.

 

아침 5시 30분이면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해야하니 밤을 새우는게 그리 지루하진 않네요.

 

출근버스에서 30분동안 늘어지게 잤지만 지금 제 몸은 공중에 붕 뜬 느낌입니다.

 

오늘은 점심시간때 밥 먹지 말고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식욕보다는 잠자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는 걸 직장생활 하면서 터득하였답니다.

 

고인이 되신 분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잠깐 화살기도 올리고 의자 뒤로 팍 젖혀놓고

 

단잠을 잘 준비를 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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