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왕의남자에 관한 단상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06. 2. 4. 15:53

우리나라 국민의 1/4이 봐 주었고 태극기 휘날리며의 1170여만명의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가

등등한 영화인데 동성애 코드가 진하게 녹아있는 영화다.

 

동성애 하면 아주 지저분한 것, 터부시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기성세대들도

아무 거부감 없이 이 영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을 하여야 하는가?

 

오늘 집사람과 아이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났는데 이준기의 미모에 대해서는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지진 않았는데 동성애 코드가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유를 찾게

되었다.

 

이준기는 확실히 일반 동성애자들과는 다른 예쁘장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일반인들은(특히 돈이나 권력을 가진 부류들......) 여자를 사서 품어도 된다는 예전부터의 공감대가 있어왔음은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돈으로 사는 여자는  예쁜 얼굴을 가졌고 예쁜얼굴을 가진 공길이는 왕이 품어도 된다는 논리가 되지 않을까? 

 

장녹수가 공길을 질투해서 미워하는 장면에서도 그렇고 연산군이 공길을 자기의 어머니로 착각하는 장면에서도 그랬다.

 

만약 공길역의 이준기의 얼굴이 남성답게 생겼다면 아마도 일반 관객은 엄청 메스꺼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연산군을 가운데 두고 설정된 공길과 장녹수와의 삼각관계처럼

공길을 가운데 두고 연산군과 장생이가 벌이는 싸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 장생과 공길은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눈이 머는 것도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진짜 오랫만에 영화를 봤다. 앞으로 몇개월은 다른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될것같다.

두고 두고 이 영화가 생각날테니까........

 

그나저나 내 얼굴은 왜이리 울퉁불퉁하게 생겨서 날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는걸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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