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찔레꽃 향기 가득한 세상을 보려고 장사익 선생님과 같은 버스를 타고 새벽같이 길을 달려 산청군 차황면 황매산 바로 밑 미리내파크에 도착하였습니다.
눈앞에 황매산 정상(해발1,113미터)이 보이는 해발 750고지 지점이라 햇살이 뜨거워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일단 점심식사......부추전과 감자전이 에피타이저로 나왔는데 약간 짭짤하고 바삭한게 막걸리를 부르는 맛.....ㅋㅋ
산청엘 왔으니 막걸리 한잔 맛은 봐야죠.. 옆테이블에서 한 병을 시켰는데 드시는 분이 거의 없어 저한테까지 한잔이 배당이 되고....ㅎㅎ
과도한 탄산으로 너무나 톡쏘는 서울 장수 막걸리 보다 순하고 부드러워 저한테는 더 맞는 듯 합니다.
이어서 비빔밥을 먹고 나서 버스출발시간까지 많이 남은 듯 한데 아무도 산책을 나가는 분들이 없어서 이제나 저제나 눈치를 보고 있다가, 출발을 63분 남겨두고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혼자서 황매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정상까지 한시간이면 충분히 다녀 올 수도 있다고 해서 지도를 보니 대략 왕복 4킬로....
아무리 쉬운 길이라도 산길 4킬로를 한시간안에 다녀 온다는게 반신반의......ㅠㅠ
올해초?에 방영된 전지현 주연의 지리산 촬영지로 가는길이네요.....ㅎㅎ
조금 오르다가 지름길로 올라가 봅니다. 아무래도 정상까지 제 시간안에 다녀 올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덮쳐서리.....
그래서 있는 힘을 다해 산악 달리기 비슷하게 속도를 높여 가는데 돌팍샘이 보입니다.
땀이 벌써 흥건히 흐르니 여기서 샘물에 몸을 식히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습니다. ....ㅠ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철쭉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는데 이젠 완전히 저버렸네요.... 거의 한송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땀은 비오듯 하고 호흡은 거칠어져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지리산 촬영 세트장은 벌써 해체작업중.....ㅎ
능선이 흡사 소백산 능선의 축소판 같아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주니 좀 낫습니다.
저 계단만 오르면 정상? 저까이꺼.... 하면서 계속 속도를 올려 올라봅니다.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배까지 아픈 느낌이......ㅠ 그래도 전진.
그러나 앞에 보이던 봉우리는 정상이 아니었고 조망이 좋은 봉우리일 뿐..... 실제 정상은 봉우리를 넘어서 더 전진해야 있는데
시간은 이미 계산했던 싯점을 지나고 몸은 휴식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니......
고지가 바로 저긴데.... 100미터 정도만 더 오르면 정상인데..... 약속된 시간을 지키려면 여기서 눈물만 흘리고 되돌아 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내려가는 길은 호흡이 가쁘지 않아서 진짜 막 달렸습니다. 계단에서도......
올랐던 코스로 바로 내려오면 충분히 버스 출발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황매산성을 보고 가고 싶어서 또 달리기를 해서 약간 돌아 내려가기로 합니다.
아! 산성에 다 왔습니다. 저기 아래 보이는 식당이 우리가 점심을 먹은 곳.....
대략 1.5킬로가 남았는데 남은 시간은 15분..... 진짜 막 달려 내려가도 빠듯한 시간.....ㅠㅠ
시간이 늦었어도 이런 멋진 산성에 온 것은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고....ㅋㅋ
도저히 시간안에 도착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가시덤풀 사이로 난 흔적이 희미한 지름길을 막 달려서 내려와 간신히 출발 5분전에 도착하여 화장실에 가서 얼른 땀으로 범벅된 드레스 셔츠(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등산복을 안입고 청바지에 드레스셔츠를 입다니....ㅠㅠ)를 벗어 버리고 예비로 가져간 티셔츠로 갈아 입고 버스에 올랐습니다....ㅎ
이번엔 정상을 못올랐으니 다음번에 또 도전할 거리가 생겼다고 억지로 위로를 하면서 이제 찔레꽃 향기가 만발하는 금포림으로 갑니다.
(아래 지도의 시간은 트랭글 오류입니다. 실제로는 58분 소요....)
멋진 필체로 장선생님이 쓰신 글씨가 새겨진 뚝방길 바위탑.....ㅎㅎ
주인공 장선생님을 순간포착... 잘했죠?
이번 여행의 유일한 저의 사진......ㅎㅎ
여기가 찔레꽃 뚝방길입니다.
대략 왕복 2킬로에 찔레나무를 심어서 가꾸었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당초에 만들때 보다 찔레꽃이 좀 더 일찍 피는 듯합니다. 벌써 지는 꽃들이 많습니다.....ㅠㅠ
금포림 한쪽에 공연장이 설치 되었네요... 과거에는 여기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앉아서 공연을 즐겼다는데 이번에는 의자로....
이것 저것 지시를 하시는 장선생님....그리고 매의 눈으로 전체적으로 체크 하시는 사모님.....ㅎㅎ
찔레꽃 뚝방길 걷기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찔레꽃 뚝방길을 걸으면서 보물 찾기 행사도 있는데 찔레꽃도 하얀데 하얀 종이를 꽃 사이에 감춰 놓았으니
저처럼 연세를 잡수셔서? ㅋ 노안인 사람은 못 찾죠.....ㅠㅠ
직접쓰신 글씨라고 자랑하시는 선생님ㅋ. 근데 글씨가 찔레꽃을 닮았습니다...진짜로...
전국 각지에서 오신 팬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이 앞에서 찔레꽃 노래도 다 같이 합창을 했답니다.
한바퀴 돌면서 향기를 가득 맡고 나서......
금포림을 둘러 봅니다.
조성한지 6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왕버드나무 숲입니다.
일반 버드나무는 잎이 길고 뾰죽한 모양인데 이 버드나무는 흡사 아열대 나무 잎사귀 처럼 약간 넓으며 광택이 나네요.
저는 별로 보지 못했던 나무입니다.
노래 샐리가든이 생각나는 숲입니다.....ㅎㅎ
공연장에서는 준비가 한창이고 관객은 입장하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버드나무 그늘아래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습니다. ㅎ
우리 팀의 아지트....
여기서 먹은 컵라면이 무척 맛있네요.
또 우리 아지트와 인접한 거제도에서 오신 팀에서는 회를 썰고... 우와.... 이건 누가 먹었을까요? ㅋ
능성어라는데 다금바리? 회중에 제일 비싼 놈??? 먹고 싶당..
이제 드디어 공연 시작.....
첫 곡이 "산넘어 저쪽" - 산넘어 언덕넘어 먼 하늘에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올해초 온라인 팬미팅때 불러 주신 노래죠.... 요즘 제가 직장의 부침으로 인해 괴로우면서 이 노래를 늘 흥얼거립니다.
도대체 행복은 어디에 있는건지.....
이 노래 첫 소절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장선생님 음성으로 듣는 이 감동은 무어라 표현 할 수 없지요.....
공연장은 꽉차고 의자가 모자라서 뒤쪽 언덕위에도 많은 관객이 모인 가운데
대표곡 찔레꽃도 부르시고 동백아가씨도 봄날은 간다도.........
날은 어두워 지고 어두운 곳에서의 공연에 조명이 없는 유일한 무대......ㅎㅎ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핸드폰 플래쉬로 응답하는 관객들.....
우리 팀은 일어나 춤추듯 손을 흔들며 즐겼습니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
이제 공연은 끝나고.......
맨 마지막에 빙둘러 서서 핸드폰 플래쉬로 북두칠성 만들어 놓고 "여행"을 함께 부르며 공연의 성공을 서로 축하했습니다.
다들 버스에 올라 협찬해 주신(누가? 차황면 청년회?) 다양한 떡과 산딸기 맛을 음미하고 하루의 피곤을 졸음을 씻어 내면서 무사히 서울에 도착하였습니다.
처음 부터 끝까지 우리 모두에게 하나 하나 관심을 보여주시고 다정하게 대해주시면서도 공연하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신 선생님.. 그리고 갖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해주시고 행사를 준비해 주신 임원진 여러분의 노고로 저는 진짜 즐기기만 해서 죄송하지만 무척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