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른 노래

향수 - 정지용 시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19. 2. 22. 14:18

  카페 정모에서 부른 라이브입니다.

 실력이 부족한 제가 진짜 성악가 선생님하고 감히 이 노래를 불러봤습니다.

저에게는 영광입니다. 

녹음이 아니라 라이브라 아쉬운 부분이 좀 있지만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첨부파일 1.mp3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1] 황소[2]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