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첫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우리 부부에게 가장 즐거운 것은 역시 강화 나들길 걷기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시간이 넉넉했기 때문에 아침도 느즈막히 해먹고
10시가 다 되어서야 강화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평소처럼 환한 미소로 맞이해 주시는 연개소문님..... 드디어 나의 닉네임을 기억해 주시는 영광을.....ㅎㅎㅎ
출발도장을 여권에 받고 터미널 옆 시작점에서 길을 떠난다.
징검다리 식으로 되어 있는 보를 건너는데 이런 곳은 재미가 있다.
강화 인삼 스파랜드는 문을 닫았다.
투자를 많이 했을텐데 손해가 막심일 것이다.
이런 현장들을 보면 괜히 걱정이 앞선다.
숲길을 걷다가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보니 숲길이 아니라 흙으로 쌓은 산성이다.
이 산성길이 오늘의 나들길 중에 가장 호젓하고 걷는 재미가 있는 길이었다.
산성의 흔적......
선원사 가는 길에 붓꽃이 활짝 피었다.
선원사지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후에 복원되면 굉장히 거대한 사찰이 될 듯하다.
이렇게 잘 만들어 놓은 조경은 개인이 했는지 강화군이 했는지는 모르지만 저같은 방랑자에겐 아주 좋은 눈요깃감......
연못을 끼고 조금 올라가니 이런 공간이 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여기서 컵라면 한개와 커피 한잔 했다. 물론 공짜로......
월하선생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이런 숲길을 가는 것이 나들길을 걷는 재미중에 으뜸이다.
흐드러 지게 피어있는 꿀풀과 식물..... 꽃이름은 모르겠지만 벌이 엄청 모여 든다.....
사진이 흐리게 찍혔다. 탱자나무 꽃..... 생전 처음 본다.... 탱자나무는 많이 봤었지만.....ㅎㅎ
집앞 정원을 꽃과 배나무로 멋지게 장식해 놓은 농부의 마음에 감사를 드린다.
햇빛이 따가울때 이렇게 아무 가림막이 없는 들길을 그것도 콘크리트 길을 가는 것이 제일 힘들다.
그것도 끝없이 펼쳐진......ㅠㅠ
농원에 심어진 주목의 푸르름이 시력이 나쁜 나에게는 구세주 같다.......
시럭이 한층 좋아진 느낌....ㅎㅎ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수수함 속에도 얼마든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예술이 있는 것이다.
여기가 바로 화남선생의 생가 근처다.
이곳을 지날 때 까지도 화남생가가 어딘지 몰랐다.
그러므로 오늘 나들길은 헛걸음일까? ㅠㅠ
길을 걸으며 곳곳에 위치한 화남선생의 7언절구를 읽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기쁨이다.
화남생가 마을은 아주 잘 꾸며져 있는 좋은 동네다.
중부지방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보리밭......
돌담에 반짝이는 햇빛.....
이런 수수한 아름다움이 나그네를 더 기쁘게 한다.
공짜 라면을 먹은 때문일까 오늘은 늦게 배가 고프다.......ㅎㅎ
역시 집에서 준비한 허름한 도시락이 오늘 점심이다.
반찬은 없어도 나들길 중의 식사는 늘 꿀맛이다.
오늘은 지난주에 외포리에서 구입한 황석어젓갈이 입맛을 당겼다.
오두리 간이 상수도 시설을 지나 내려오다가 갈림길에 나들길 표식이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가
할 수 없이 스마트폰 앱을 구동시켰다...... 지난번 앱 때문에 고생한 후로는 앱을 잘 사용안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마트폰이 완벽히 자기의 할일을 다하여 우리 부부를 옳은 길로 인도하였다....ㅎㅎ
오두리에 내려오니 이런 아담한 공소가 있다.
공소에서 예절을 바쳐 본지도 벌써 20년이 지났다...... 지금의 큰 성당보다 공소에서의 기억이 더 좋다.....
드디어 바닷가로 나왔다.
우리를 반겨주는 아름다운 조형물.......
이것도 우리를 반겨주는데 붓꽃하고 비슷하다.
바닷가 뚝방길을 보이는 곳까지 가면 오늘의 종점.......
드디어 광성보에 다달았다. 10시 출발에 3시 30분 도착이니 5시간 30분 걸렸다.
오늘 꾸물거리고 밥도 오래 먹고 중간에 쉬기도 많이 쉬었는데 그래도 빨리 걸은 셈이다.
신미양요때의 아픔을 간직한 곳..... 광성보.... 풍광이 아름다워서 더 슬픈 곳이다.
이곳에서 순국한 조상들이 있어 지금 우리가 이런 곳을 여행하고 걸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들길 걷느라 피곤한데 광성보까지 한바퀴 둘러보느라 더 힘들다.
그리고 강화터미널로 가는 1번 순환버스는 1시간에 1대씩 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힘들고 고된 기다림도 다 우리에게 깨우쳐 주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연개소문님의 미소를 다시 한번 보고 풍물시장에 들러 순무를 한다발... 그리고 열무도 한다발...
오늘 집에 장모님이 오신다는 일산 친구를 위하여 갯가재를 사고
저번에 먹어 보고 단골이 된 떡집에 가서 기증떡(증편)을 사서 일산으로 돌아왔다.
집에와서 한시도 쉬지도 못하고 순무김치와 열무김치를 담고 오늘 입었던 옷을 세탁하느라
밤늦게 까지 일을 하는 집사람이 안스러워 나도 트럼펫 연습실에 가지 못하고 옆에서 도와 주었다.
밤 11시에 타지에 가 있는 딸내미가 집사람 영명축일이라고 케익을 사와서 다함께 촛불끄고
축일 축하 노래 부르고 케익 한조각씩 먹으니 세상이 행복하다.
행복은 절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을 실감하는 하루였다..... 이상 후기 끝......
우리 집사람이 좋아하는 내가 부른 노래
제목 :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민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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