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일산의 피아노 조율사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06. 7. 1. 16:34

집에 잘 치지 않는 피아노가 한대 있습니다.

 

딸내미도 피아노 치기 싫어하고 아들놈은 아예 음악쪽으로는 소질이 없는지

몇달 다니고는 도저히 더 못하겠다고 하여 그냥 묵혀놓은 고물 피아노죠.

 

상표가 이바하 70년대 피아노이니 족히 30년은 넘은 고물중에 상 고물이죠.

 

가끔 이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노래 연습을 합니다. 저도 독학으로 바이엘 상권 겨우

끝내고는 더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아예 못친다고 봐야죠....

 

몇일전 피아노가 이상해 졌습니다. 장마 습기때문인지 건반 음도 틀어지고 어떤 음은 아예

이상한 소리가 나고 해서 피아노 조율사를 불렀습니다.

 

토요일 오후 벨이 울리더니 아담한 체구의 아저씨가 밝은 얼굴로 방문을 하셨습니다.

 

저 혼자 집에 있었으므로 피아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고 주방으로 가서

음료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제일 자신 있는 키위쥬스......  식용 얼음과 키위 몇조각 그리고 약간의 설탕을 믹서기에 갈아 유리잔에 받혀들고는 피아노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니 땀을 뻘뻘흘리면서 조율을 하고 있더군요.

 

키위쥬스를 받아들고는 한모금 마시더니 "이렇게 맛있는 쥬스는 첨 마셔봅니다" 하고 싹싹하게 말을 하고는 혼자 흥얼거리면서 뚱땅 뚱땅 조율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조율을 끝내고는 피아노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워낙 오래된 피아노라 조율이 쉽지 않았지만 음은 완벽하게 맞추었고 관리만 잘하면 그런대로 쓸 수 있는 피아노라 하더군요.

 

아저씨가 돌아간 뒤에 피아노를 쳐보니 헉~~  진짜 음이 잘 맞더라구요...  예전에 조율했을때에는

뭔가 음이 불안하다고 느꼈었는데 이번엔 음이 완벽하다고 느낄 정도니......

 

컴퓨터를 켜고 미디로 음을 맞춰보는데 진짜 잘 맞더라구요.......

 

얼굴도 밝고 행동도 싹싹하고 피아노도 잘치고(제가 좋아하는 아침이슬 쳐 주셔서 제가 한곡 뽑았습니다. ㅎㅎㅎ) 가격도 저렴하고(5만원)....... 다만, 수도권에 아시는 분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해서 약간 곤란했습니다만(아는 사람이 없어서.....   일산뿐만 아니라 차로 1시간 이내이면 어디라도 달려간답니다.ㅎㅎㅎ)

 

일산에는 좋은 사람도 많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일산에 사는 동안 그 아저씨가 나의 단골 피아노 조율사가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그 아자씨의 전화번호는 010-2214-8600   저와 피아노 조율사와의 우정이 시작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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