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 둘레길 완주
2020년 3월 21일 토
멀리가기도 그렇고 해서 만만한 감악산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오늘은 감악산 둘레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총 23킬로미터로 만만치 않은 거리인데요.... 해발이 높지는 않아도 오르내림이 심하고 무지 어렵다는 코스입니다.
마음가짐을 새로 하고 출발합니다.
출렁다리 입구에 오르면 보이는 감악산의 전경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출렁다리에 아무도 없네요..... 8시 30분 경
감악산 둘레길 1코스인 청산계곡길 입구로 들어섭니다.
비교적 평탄하고 걷기 좋은 코스죠.
가다 보면 감악산 임꺽정 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여기서 계속 둘레길 쪽으로.....
감악산은 휴전선 근처라 추워서 꽃이 늦게 핍니다.
지금 막 피어나고 있는 생강나무 꽃..... 쪽동백이라고도 합니다.
이 꽃 천지네요....
좀 더 가다 보니 2코스 임꺽정길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보이는 임꺽정 봉....
이렇게 바위가 많으니 악자가 들어가는 산이 되었나 봅니다.
코스 곳곳이 다래덩쿨이 길을 막고 특히 낙엽이 수북이 쌓였는데
통행량이 많지 않아 걷기에 불편합니다.
그러나 원시적이고 친환경적인 길이라 더 좋은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중간에 탈출로도 별로 없고 대중교통도 아주 아주 불편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하루에 23킬로 이상을 걸을 각오를 하지 않는한 이 코스를 걷기는 힘이 듭니다.
그러나 단체들은 버스를 이용하여 일부 구간만 걸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체들의 리본은 간간이 눈에 뜁니다.
임꺽정길 부터는 이정표나 리본이 눈에 띄게 줄어 길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리본도 쓸데없는 곳에는 많고 정작 필요한 갈림길 같은 곳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 길을 잘 찾아 동광정사에 다 와갑니다.
감악산 정상이 보입니다. 저 송신탑이 정상..... 그 앞의 거대한 바위가 병풍바위
동광정사는 아담한 절집인데 마당을 전부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놔서 너무나 멋이 없는 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관리하기가 힘이드니 어쩔수 없겠지만요.
저 송신탑을 향해 가는 길입니다.
길 곳곳마다 이렇게 쓰러진 나무가 많아서 불편합니다. 정비가 조금은 필요할 듯
여기는 3코스 하늘동네길 싯점입니다. 아까 보였던 송전탑이 있는 장소죠.
처음에는 편안한 길이었는데 잠시 이런길로 가다가 완전히 산을 내려 가게 됩니다.
아주 작은 절.....백련사
산 비탈에 택지를 개발해서 집을 지었는데 담장겸 축대에 이런 멋진 조각을 해 놓았네요...
소나무가 머리카락 같습니다.
하늘동네길에는 거의 이정표도 없고 리본도 없습니다.
그냥 포장도로를 계속 걷는데 감으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중간에 하늘아래첫동네라는 유명한 오리탕 식당이 있는데 이 식당의 마당 한쪽에 이렇게 감악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둘레길 이정표나 리본이 없어서 여기서 잠시 헷갈려서 산으로 오르다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다시 내려와서
계속 포장도로를 걸었습니다.
다시 이정표를 만나서 감악산 정상으로 오르는 포장도로를 걷다가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섭니다.
여기에서 점심으로 컵 쌀국수와 묵은지로 싼 김밥을 배부르게 먹고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길은 이렇게 낙엽이 수북하여 곳곳이 헷갈립니다만 그래도 리본에 의지 하여 간신히 왔는데....
갑자기 나타나는 4코스 천둥바윗길 리본......
좀 당황스럽습니다. 이정표가 보여야 되는데 갑자기 리본이라....
어느 길로 갈까하다가 리본이 더 많이 걸려 있는 산 위로 오르는 길을 따라가 보니.....
아까 오르던 포장도로상에 첱둥바윗길 싯점 이정표가 있네요....
그럼 아까의 리본으로 표시된 길이 잘 못된 길이네요.....
여기서 다시 아까 왔던 길로 내려갑니다.
중간에 다른 분들도 헷갈릴까봐 리본 작업을 조금 하면서 전진하고 잠시 쉬어 갑니다.
소나무가 아름다운 쉼터입니다.
점심먹고 나서 부터 조금 힘들어 졌는데 천둥바윗길은 너덜길에 오르내림도 아주 심합니다.
곳곳이 다래덩쿨로 막혀있고..... 점점 힘들어 지쳐갑니다. 시간도 많이 흐르고 다리도 아픕니다.
집사람이 올케하고 통화하는 도중에 잠시 바위위에 누워 쉬었더니 체력이 조금 회복되는 느낌....
다시 힘을 내어 봅니다.
그런데 오늘 날씨가 너무나 덥습니다. 흡사 여름같은 느낌...... 옷이 겨울 옷이라...특히 바지가 약간의 기모가 들어있어서
더 덥습니다. 그런데다가 물을 한병씩만 준비하다 보니 물이 다 떨어져 갑니다.
컵라면에 붓고 남은 따뜻한 물까지 다 먹어 버릴 찰나에 이런 깨끗한 계곡물이 나오는데 ....
집사람은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 저는 목이 말라서 몇모금을 그냥 들이킵니다....ㅠㅠ 맛은 꿀맛.....
봉암사 입구인데 여기서 물을 얻어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패스....
이제 마지막 5코스 손마중길 싯점입니다.
무척 힘이 들지만 그래도 평탄한 5코스이고 한번 걸어본 길이라 안심이 됩니다
이렇게 풍광이 멋지고 평탄한 잣나무 숲길로 가보고
거의 마지막 고비인 선고개로 올라갑니다.
선고개 오를 때는 진짜 발이 무거워 발걸음을 옮기기가 힘이 듭니다.
겨우 겨우 올라 아주 조금 남은 물을 둘이 사이좋게 다 나누어 마셨습니다.
이제 부터는 물 없이도 갈 수 있는 길이니까요..
바위 옆에 핀 이름모를 야생화의 응원을 받으며...
겨우 겨우 도착한 법륜사...... 이제 되었습니다.
샘물이 나오는 곳입니다.
물이 졸졸 아주 조금씩 나와서 일단 갈증을 간신히 풀고.....
절집 한켠에 있는 커피 파는 곳에서 얼음 많이 넣은 음료를 한잔씩 게눈 감추듯 먹으니 갈증이 조금 풀립니다.
물도 한병 더 사고......
엥...... 아침에는 한명도 없던 출렁다리에 오후가 되니 사람이 무척 많으네요.....ㅎㅎ
이렇게 이 다리를 건너 내려와 출발점에 되돌아 왔습니다.
출발할 때 목표했던 7시간 보다 1시간이나 오버 했네요......
이정표 부족과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의 방해물, 그리고 낙엽으로 덮여버린데다가 오르내림이 엄청 심한 둘레길......
감악산을 한 4번 정도 오르내린 느낌입니다. 실제로 그것보다 더 힘들었으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완주를 하니 뿌듯합니다.
집에 와서 물 실컷 더 마시고 과일도 계속 먹으니 밤중에는 갈증이 가시네요.....ㅎㅎ
다시 도전하기 겁나는 감악산 둘레길..... 힘들었지만 이 길을 만든 파주시와 양주시 그리고 연천군의 관계자와
실제 작업한 일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길을 만드는 것이 걷는 것 보다는 열배 백배 힘이 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