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너스
요즘은 회사마다 거의 연봉으로 급여를 책정하기 때문에
여름 보너스라는 것을 찾아 보기 힘듭니다.
그냥 연봉 나누기 12개월로 해서 딱 딱 금액만 월급날에 통장으로 입금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엊그제 월급날 제 통장에 거액의 급여가 입금이 되었습니다.
보너스 나온다는 말도 없었는데 어찌 된건지....... 그것도 집사람이 이야기를 해줘서 알았죠.
요즘 회사도 어려운데 진짜 우리 사장님한테 열번 절을 해도 모자랄 만큼 감사한 일이지요.
다음날 재경 담당 임원한테 물어 보니까 회사는 어렵지만 올해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일괄적으로 100%를 여름 보너스로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집사람과 저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진짜 오랫만에 거액의 보너스를 받고 보니 이걸 어디에다 써야 할지 갑론 을박......
매년 여름휴가를 싸구려 민박에다가 음식도 제일 싼 된장찌개만 사먹고 오는데
올해는 럭셔리로 호텔에 가서 칼질도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고
알토란 같은 돈인데 저축을 해서 노후를 준비하자는 의견,
모자라는 생활비에 보태자느니 아니면 아들 딸 한테 선심을 좀 써보자느니......
행복한 고민을 하루 이틀 했는데 느닺없이 고지서가 딱 나오네요.
발신 : 000성당 제목 : 건축헌금 안내
내용 : 성당을 지은지 25년이 지나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한데 약 00억이 필요하오니
세대별로 평균 0백만원씩 납부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순명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능력도 없는 제가 밥을 먹고 살고 비록 몸은 안아픈데 없이 고통속에 사는 삶이지만
이것은 다 절대자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행복이라는 것.......
그래서 과감히 일시불로 보너스 금액 거의 그대로 납부했습니다.
아까운건 사실이지만 그게 제 행복을 최대로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편이라고 생각되므로......ㅎㅎ
그래도 휴가는 가야죠. 정모 잘 끝내고 시원한 곳 찾아서 집사람하고 푹 쉬다가? 아니 죽을만큼 힘들게 걷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