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걷기

소백산의 바람 맞이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19. 1. 27. 15:28

겨울에 오르는 소백산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하지만 이번에는 죽령에서 연화봉 까지만 왕복하는 거라고 알고 있어서 별로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등산 직전 산행대장님이 발표한 오늘의 코스는 연화봉에서 비로봉을 거쳐 어의곡으로 하산한다니 다시 도전 의식이 강하게 샘솟았다
9시 10분 죽령휴게소 출발



죽령 탐방안내소를 지나 힘차게 전진



저 멀리 제 2연화봉이 보인다
저 탑을 천문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나 천문대는 연화봉에 따로 있고 저건 아마 기상 레이다?



중간 전망대에서 경상도쪽 땅을 내려다보는 우리 산악회원님들



오르막이 급하진 않으나 길고 지루하게 이어져 숨이 가쁘다



제 2연화봉 도착
여긴 기상 레이다와 대피소가 있다
시간 내서 저기서 하룻밤 자보고 싶다



저 멀리 연화봉과 그 아래 소백산 천문대가 보인다



오늘 날씨는 상당히 추운데 성질급한 버드나무가 버들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눈이 온지 아주 오래전 옛날인데 아직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비로봉 까지 곳곳이 미끄럽다



천문대를 향하여



천문대를 지나고



연화봉 도착
바람이 심해서 머물수 없다




온 길을 되돌아 보니 멋지다



제 1연화봉으로 오르는 나무 층계..
산이 황무지에 가까웠는데 많이 회복된 것이다


다 올라서 되돌아 본 풍경



경상도 영주쪽 풍경
삼가저수지가 보인다



소백의 이런 능선은 바람이 아주 심하다



주목의 멋진 자태...
소백의 주목은 귀하고 멋진데 특히 천동쪽으로 내려가는 길 쪽의 주목이 아주 좋다



이제 정상인 비로봉이 보인다



천동과 죽령.희방사의 갈림길

일행중 한 분이 먼저 오신걸로 착각하여 여기까지 거의 뛰다시피 달려서 땀 범벅이다
그러나 결국 찾지 못했는데 이건 순전히 나의 착각일 뿐이었다 ㅠ



천국으로 가는 계단 같은 느낌이다
하늘이 구름한점 없이 푸르고 푸르다



정상엘 갔으니 인증샷은 한장 찍고 ...
바람이 너무심하게 불어 사진 찍는데도 금방 손이 얼어 붙는다
바람을 피해 남쪽 은신처에서 일행을 기다리다 다시 합류



오늘 등산의 클라이 막스...
내가 항상 소백에 올 때 기대하는것이 이 능선길에서 바람을 제대로 맞아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토중에서 바람이 제일 세다는 곳이 바로 이 능선 길이다
이 바람을 한번 맞으면 정신이 바짝 들고 인생을 정신 차리고 살아야 겠다는 깨우침을 얻는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아프도록 차고 날카로워서 허투루 복장을 준비하면 안된다
위 아래 방풍이 되는 옷을 필히 입어야 하고 귀와 코 그리고 입과 손도 완벽하게 보온을 해야 한다
나는 거기에다 허리부터 대퇴부를 오리털 파카로 둘러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이 능선길로 접어 들었으나...
올해 바람은 상상 초월이다
바람이 너무 날카로워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정신을 차리는게 아니라 정신줄 놓을 뻔한 찰나에 다행히도 능선길을 다 건넜다.....
엊그제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에 과감히 투자를 했는데 이 바람처럼 고난이 와도 기필코 이겨내고 승리 하리라는 의지와 믿음을 굳건하게 다졌다.



평안한 마음과 몸을 느끼게 해주는 잣나무 숲길을 지나 돌과 눈이 섞인 길을 다시 지나 어의곡의 새밭으로 하산 성공



하산주는 치아 수술로 인해 부득이 못마시고 다만 안주를 축내려고 하다가 119보다 먼저 다시 산으로 올랐다가 임무 완수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상당히 먼거리다
나에게는..
그러나 가끔 이런 힘든 산행이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니 행복하다
스테이 어라이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