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강화나들길의 추억

강화나들길 17코스 2014. 6. 4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19. 1. 9. 09:52

 오늘(2014.06.04) 걸어야 할 길은 12km밖에 안되는 아주 짧은 길이다.

바로 전날 인천 왕산해수욕장에 동네 친목계 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놀러가서 늦게까지 연주하고

또 고향친구하고 바닷가에서 술을 너무 많이 퍼마시고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새벽에 집에 와서

잠이 부족하여 1시간이나 아침잠을 잤기 때문에 시간이 늦어서 남은 코스중에서 제일 짧은 코스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혼쭐의 시초였던 것이다.

 

먼저 터미널에 들려 연개소문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버스 시간표를 받았다.

오늘 오상리에서 원점인 부근리까지 오는 교통편이 만만치 않아서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늘 연개소문님을 뵈면 기분이 좋아진다.  해맑은 미소가 아주 좋으시니.......ㅎㅎ 

강화지석묘에서 포즈를 취해 보았다.

이곳은 우리 아이들 어렸을 적에 교육의 목적을 겸해서 가끔 와 봤던 곳이다.

넒은 잔디밭과 선사시대의 생활을 재현해 놓은 움집과 고인돌이 있는 곳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걷는다.

 

 

조금 가다 보니 고려산 진달래 축제장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4월말 쯤이면 이 도로가 통제될 정도로 인파로 붐빈다.

백련사를 통해 진달래 밭으로 오르는 인파가 가장 많은 코스다.

 

 

점골지석묘는 한적한 느낌이 드는 외로운 고인돌의 느낌이다.....

 

 

저 멀리 고려산 정상의 송신탑?이 보인다.

 

 

이건 메꽃.......  뿌리는 초봄에 캐서 삶아먹으면 고구마 맛이 난다.

어릴 때 많이 먹었다.....  가난했으므로......

김태곤의 노래중에 " 들엔 노랑메꽃 둥근 모닥불이 우릴 반기어 피고 있겠지"  이런 가사에 나오는 꽃이름이다.

 

보리도 거의 다 익었다.

 

이건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달맞이 꽃 비슷하기도 한데 화초종류다.

 

오디도 익어가고

 

이것도 이름 모르는 꽃

 

 

 

 

탱자나무 울타리다......

옛날에는 탱자를 쓸데가 없어 그냥 버렸지만

요즘은 탱자 엑기스가 뭐에 좋다고 하여 탱자열매도 남아나지 않는 시절.....ㅎㅎㅎ

 

삼거리 지석묘로 올라가는 길........

경사가 좀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삼거리 지석묘들......

 

 

 

꽤나 경사가 있는 산길을 걸어 고려산 능선과 만나는 지점까지 왔다.

수풀이 우거져서 나무가지를 헤치며 오는데 여름에는 쐐기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쐐기에 잘못 쏘이면 다리가 마비되는 가래톳이 생길 수도 있다..... 어릴때 기억....ㅋㅋ

그러므로 여름에는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어제 부터 오늘 새벽까지 마신 알콜의 기운인지 무척이나 힘들다.

짧은 코스라 얕잡아 본것이 댓가를 치루고 있다.

덩달아서 집사람도 힘들다고.....ㅠㅠ

 

 

고천리 고인돌을 지날 때는 평지느낌으로 아주 좋다.

 

 

그러나 낙조봉으로 오르는 길은 지친 나그네에게는 아주 힘든 길이다.

경사도 꽤나 심하다.

 

곳곳에 산딸기가 익어가고 있지만 힘이 들어 따먹을 수도 없다......ㅠㅠ

 

간신히 낙조봉에 올랐다.  한눈에 들어오는 서해바다와 섬들......

 

낙조봉 정상에 서있는 산초나무......

보통 산초나무는 가늘게 크는데 이 나무는 내 평생 본 산초나무 중에 가장 굵은 나무라 신기 했다.

우리가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라고 부르는 향신료는 원래 산초가 아니고 제피라고 부르는 게 맞다.

이 산초나무는 열매를 따서 기름을 짜서 두부 부쳐 먹는데 쓰거나 열매가 덜익었을 때 따서 장아찌를 담그면

알싸한 향이 아주 좋다.

 

낙조대로 내려 왔다.......

 

 

적석사에서 호젓하게 남쪽을 바라보는 조망이 아주 좋다.

 

 

적석사에서 이어지는 코스 안내가 조금 잘 못되어 있는 것 같다.

엉뚱한 산쪽 방향으로 안내기둥이 설치되어 있어 산을 조금 오르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 그냥 진입로로 내려오니

이것이 맞는 것 같다.

이 지점은 5코스 고비고개길과 만나는 지점.....

여기부터 오상리까지는 코스가 겹쳐있다. 

 

저 산 중턱에 낙조대가 작게 보인다.

 

이제 다 왔다.........

오상리 고인돌은 강화 고인돌 중에 제일 호젓하고 예쁘다.

선사시대 사람들도 미적 감각이 뛰어난 것일까.....  볼수록 예쁘다.

 

집사람이 앉아 있는 바로 뒤에 완주 도장을 찍을 수 있는 함이 있다.

여권에 도장을 찍고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오늘은 거리에만 눈이 어두워 코스 난이도가 강화나들길에서 유일한 상등급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무리하게 걷다보니 어제 마신 술과 못잔 잠 때문에 진짜 힘들었다.

(북한산 백운대나 웬만한 산을 가도 힘들지 않는 다리인데......ㅠㅠ)

그리고 보통 제시된 시간보다 1~2시간 당겨서 걸을 수 있는데 이 코스는 딱 3시간 40분이 빠듯하다......

 

여기가 끝은 아니고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또 걸어야 했다.......

땡빛에 1킬로 이상 걸어서 순환버스 타는  정류장에 와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작은 구멍가게의 순박한 할머니와 이런 저런세상사는 이야기와 옛날 어려웠던 강화 살림 이야기를 나누었다.

2번 버스를 타고 다시 강화지석묘로 왔다.

원래 강화시장에 들러 마늘도 사고 또 싸구려 등산복 매장에서 옷도 사고 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너무 피곤하여 그냥 차를 몰고 일산으로 돌아 왔다,

그러나 또 동네 친목계원이 결산모임하자고.......ㅠㅠ   ㅎㅎㅎ

 

레파토리가 떨어졌지만 그래도 노래는 한곡 올려야지요....ㅋㅋ

 궁상떨면서 녹음한 것.......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