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2성문 도전
하늘이 처음열린 날을 맞이하여 북한산 12성문을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15년 전쯤 한참 젊을 때 14성문을 해본 적이 있는데 14성문에서 실체가 지금은 없는 수문과 성의 중간에 있는 중성문을 제외하고 북한산성을 한바퀴 도는 코스죠
주로 설악산의 공룡능선이나 지리산 종주를 대비한 전지훈련으로도 많이 이용되는 코스로 그 젊을 때도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집에서 물을 1300 cc 준비하여 왔는데 아무래도 불안하여 등산코스 입구에서 물을 한병 더 사서 오르기 시작합니다
집사람은 어제 필라테스를 빡세게 해서 대퇴부가 땡긴다고 하고 저는 술을 늦게까지 부어라 마셔라 해서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 엄청힘이 듭니다
제1문 서암문입니다(여기서 1문 2문 하는건 그냥 제가 간 순서일 뿐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시체를 옮기는 용도로 사용했다해서 시구문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초는 등산로입구에서 부터 원효암까지 들고 온 것입니다
원효암의 보살님이 어깨가 아프다고 1인 1초를 반강제적으로 옮겨 달라해서 들고 오르는데 초가 꽤 무겁습니다
원효암은 원효봉 바로 밑이라 해발이 좀 됩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소원성취 하겠죠? ㅎ
원효봉을 향해 한걸음씩...아 힘듭니다
드디어 원효봉....오늘 예감이 좋질 않습니다
힘들고 목이 계속 말라 벌써 물 1병을 다 마셨습니다
건너에는 의상봉이 보이고 일산 아파트도 보입니다
제2문 북문입니다
북문에서 내려서다가 상운사로해서 대동사로 내려서는 길을 못찾아 절로 들어섰는데 마침 식수가 있어 빈 물병에 가득 물을 받고 목도 축이고....
오늘의 제일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 제 3문인 백운봉 암문에 닿습니다
예전엔 위문이라고 불렀죠
백운대가 올라오라고 손짓을 했지만 12성문 성공을 위해서는 참아야 했습니다
용암문으로 가는길에서 바라본 백운대와 북한산에서 가장 위험한 염초봉 그리고 지나온 원효봉들이 멋집니다
노적봉 기슭은 벌써 단풍이 들기시작입니다
이번주가 이렇게 물드니 다음주면 불타겠습니다
제 4문 용암문입니다
용암문에서 대동문으로 가는 길은 육덕진 흙길에 경사도 거의 없어 제일 편안한 길이지요
이제 시간이 흐르니 배가 고파져 점심 도시락을 먹고 제 5문인 대동문을 지납니다
제6문인 보국문에 다다르자 식곤증인지 몸이 갑자기 피곤해 집니다
예감이 또 좋질 않습니다
제 7문 대성문에 도착하니 기진맥진입니다
12성문이고 뭐고 집에 가서 잠자고 싶어집니다
큰일났네요
제 8문 대남문은 다행히 대성문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힘이 들어 천천히 걸으니 체력이 회복되는 느낌입니다
단풍이 드는 길을 지나
제9문 청수동 암문에 닿습니다
이제 부터는 의상능선입니다
험하기 때문에 속도도 못내고 또한 오늘따라 산객이 무척 많아 지체됩니다
앞으로 가야할 의상능선의 멋진 실루엣입니다
제10문 부왕동 암문입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멉니다
산도 또 올라야 하고...
집사람은 이제 무릎이 아파옵니다 ㅠ
저 멀리로는 삼각산 즉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이 멋지고 아래쪽으로는 국녕사의 큰 부처님이 보입니다
여기서 물을 다 마셔 버렸습니다
목이 마른데 ㅠ
그리고 잠깐 누워 허리를 펴고 피곤을 달랬습니다
제 11문 가사당 암문
이제 의상능선도 끝이네요
하산만 하면 되는데 그게 문제죠 피곤하기도 하고 무릎도 아프고 ..ㅠ
국녕사로 내려옵니다
이 부처님은 무지 크네요.
저는 천주교 신자이니 제 복은 하느님이 주실 거니까
불교 신자들한테 복 많이 주세요......ㅎㅎ
그 덕인지 국녕사에서 물을 한병 얻어서 갈증을 달랬습니다. 살것 같네요
결국 오늘 집사람이랑 마신 물의 총량은 3000cc 정도입니다
준비한 물의 두배 이상입니다..
이제부터는 경사도 약한 내리막...거의 뛰다시피 빠르게 걸어 내려오는데 체력이 회복된 느낌 ㅋ
제 12문 대서문...
이제 완료입니다
북한산 등산 통제소를 지나
산성입구의 구멍가게에서 막걸리한잔..
근데 맛없고 무지 비쌉니다 ㅋ
휴식 포함 총 7시간 걸렸습니다
무지 힘들지만 더 늙기전에 한것이 다행입니다ㅎ
오늘 전지 훈련을 했으니 이제 설악산도 가고 지리산종주도 다시 해야 되겠습니다
솔직히 지리산 종주보다 12성문이 더 힘든 느낌입니다 어제 과음 때문인가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