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11. 6. 30. 09:32

족발과 남녀 탐구 생활

 

신혼초에 집사람과 족발을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족발이 징그럽다고 냄새난다고 살 부분만 조금 맛만 보는 정도였습니다.

 

그 뒤로는 아주 가끔 족발을 먹긴 했지만 집사람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굉장히 뜸했죠.

 

결혼후 10년이 지나자 족발먹을 때 콜라겐이 많이 들어있는 껍데기 부분이 몸에 좋다고 하면서 먹기 시작하네요......

 

피부가 거칠어 지는 것이 콜라겐이 부족해져서 그런 거라고 하면서요........

 

먹는 양도 제법 늘었네요...... 허리살이 늘었으니 당연한 것이죠.......

 

또 이렇게 10년이 지났습니다.

 

엊그제 족발을 집에서 시켜 먹었습니다.

 

집사람이 콜라겐이 많이 들어있는 껍데기 몇 점 먹더니 그 속에 들어있는 왕 뼉다구 손에 들고 새우젓 찍어 가며 잘도 먹습니다.

 

젊었을 때는 족발 밑에 깔려 있는 왕뼉다구가 족발 양을 늘리기 위해서만 깔려 있는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가장 맛있는 부분이 뼉다구에 붙어있는 살이라나요?

 

점점 용감해지고 씩씩해지는 집사람과는 달리........

저는 신혼초에는 집사람이 먹지 않는 껍데기 부분과 뼉다구에 붙어 있는 살만 먹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뱃살이 늘어나고 건강생각해야 하고 뼉다구는 집사람한테 다 뺏기니

지금은 살코기 부분만 조금 집적거리고 있네요........

 

이렇듯 족발 한접시에서도 남녀 인생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게 자연의 섭리 일까요? 아니면 씁쓸한 퇴물 남자의 인생일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