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했던곳

서산 개심사 여행기1

구르는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06. 2. 9. 11:04
엊그제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 집에서 직장까지 걸어서 5분이면 닿는 행복, 아침에

늦잠을 마음대로 잘 수 있는 행복, 저녁때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집에 갈 걱정이 없는

행복.........

나의 복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일산으로 옮긴지 5개월 만에 다시 멀고먼 직장으로

출퇴근 하여야 하는 고난의 길이 열렸다.

여러가지 머리 아픈걸 정리하려고 회사 땡땡이 치고 집사람과 아이들을 꼬셔서

서산당진방향으로 차를 내달렸다.

1990년대 중반에 약 3-4년 살았던 곳으로 그 당시에도 머리가 복잡할 때 자주 가던

개심사에 들릴 작정이었다.

먼저 당진읍내 초입에 도착하여 점심을 들었다. 당진에서 살 때 영양부족때면 가끔

밥먹으러 가던 식당이었는데 갈비탕을 시키면 그 큰 대접에 고기만 한가득 주던집이었다.

웬만한 대식가 아니면 밥은 커녕 그 고기도 다 먹기 힘들만큼 푸짐한 갈비탕이었으나

지금은 그냥 평범한 갈비탕이 되고 말았다. 하긴 그당시에도 5000원이었고 지금도

5000원이니 그 식당도 먹고 살려면 할 수 없는일일 것이다.

식사후에 운산을 지나 광활한 김종필 목장 사잇길로 상쾌한 드라이브를 즐기며

개심사입구에 도착하였다.

그 전과 비교하여 도로가 잘 포장되었고 그전에는 없던 식당들이 서너개 새로 생긴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온전히 보존된 경치였다.

돌 층계를 올라 개심사에 닿으니 연못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몇년사이에 거의 다 썩어버렸으나 아직도 그 운치는 그만이다.

나는 그 다리를 잡념없이 건너려고 노력하였다. 잡념이 생기면 다리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기 때문이었다.